목록이별 (4)
연주하는 펜, 글을 적는 기타
안녕하세요~ ClarkKim입니다:) 오늘은 2021년 10월 10일에 발매된 곡을 소개해드릴까 합니다. 포스트맨의 곡을 리메이크한, 허각, 가사 전문이에요. 신촌을 못 가 한 번을 못 가 혹시 너와 마주칠까 봐 널 보면 눈물이 터질까 봐 친구들 한 잔 하자고 또 꼬시며 불러대도 난 안 가 아니 죽어도 못 가 자주 갔었던 좋아했었던 사거리 그 포장마차가 그립다 네가 너무 그립다 새빨개진 그 얼굴로 날 사랑한다 했었던 그곳엘 내가 어떻게 가니 오늘 그 거리가 그리워 운다 또 운다 아직 많이 보고 싶나 봐 너도 어디선가 나처럼 울까 또 울까 그런 너를 마주칠까 신촌을 못가 데려다주던 아쉬워하던 막차 버스 안에서 우리 좋았지 우리 너무 좋았지 뒷자리 창가에 앉아 호 입김 불며 그리던 네 이름 그리고 널 사랑해..
연 퇴근길 올려다 본 저녁 누군가 제멋대로 그린 바닷가, 모래사장 수평선을 응시하는 우리가 보인다 그때 소년이 아버지와 함께 연을 날리며 지나간다 봄바람에 소년의 머리카락이 그의 연줄이 가늘게 흔들리고, 모래를 털며 일어나는 너의 형체도 옅게 흔들린다 실만큼 가느다란 바람에 끊어져버린 너와의 연 점점 거세지는 바람에 꽉 잡은 소년의 두 손 그러나 손에서 벗어난 연, 그리고 너 나는 짙은 농도의 소금물을 머금은 바닷물이 연을 삼키는 것을 멍하니 바라본다 ClarkKiM, 「연」전문, 자작시.
나뭇가지 사이로 스며드는 햇살을 맞으며 서 있다. 땀을 쏟아내며 일하던 날 이후 맞이하는 휴식의 기간에 나는 발꿈치를 내려다보며 생각한다. 내 삶을 아우르는 기억의 한 조각을 집게손가락으로 벌리면 그 속엔 너와 했던 모든 것이 떠오르곤 한다. 한 번은 여수의 밤 바다를 보기 위해 무작정 기차를 탔다. 늦은 밤 기차가 잠든 승객을 태우고 까맣게 흘러내린 물감 같은 밤에 빛으로 구멍을 내며 끝없이 달렸다. 나는 그 안에 타 있는 승객들 중 한 명이었다. 단지 여수라는 지역과 밤의 바다를 보기 위해 깨 있었는데 그 밤은 이상하리만치 하얗게 보였다. 그래서 나는 창밖을 바라봤다 잠든 옆자리 승객에 눈길을 주는 일을 반복했다. 막상 도착해보니 모래사장 위의 소라껍질 대신 컨테이너를 가득 실은 선박들뿐이었다. 너와..
하염없이 내리는 눈꽃을 맞으며 나는 11번가를 걸었다. 이 세상에 사람은 나 혼자뿐이라 생각하며. 나를 스치며 지나가던 사람이 실수로 내 어깨를 치고 지나가도, 미안해요, 괜찮아요, 같은 말을 주고받지 않은 채 그저 나는 걸었다. 주황색 가로등이 나를 비췄다. 영화에서 나오는 연출, 그러니까 내가 가로등을 지나칠 때마다 하나씩 꺼지는 그런 모습은 아니었으나, 그저 내 앞길을 벌겋게 물들이는 것만으로 분위기가 살았다. 어디로 가고 있는가와 같은 근원적 질문은 뒤로 한 채 꿋꿋이 앞으로 나아갔다. 누군가 내게 헤어진 연인을 생각하나요, 하고 묻는다면 고개를 한 번 가로저었을 것이다. 왜냐하면 그것은 정답이기 때문이다. 왠지 헤어진 연인을 떠올리는 중이라고 답하면 정말로 우린 이별을 했다고 믿게 될 테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