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오랜만에 자전거를 타고 밤 공기를 들이마셨다. 바람도 내게 달려오고, 나도 바람에게 달려가며 우리는 서로에게 시원한 존재가 되었다. 문득 그 사람이 생각났다. 내가 바람에게 했듯, 너도 내게 달려와줄 수 있느냐고, 나무 사이로 고개를 빼꼼 내민 달에게 물었다. 굳이 시원하지 않아도 돼. 괜찮아, 조금 더워도 괜찮아. 너만 내 곁에 온다면 아무렴 어때. 달은 곧 나무 사이로 몸을 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