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편지 (2)
연주하는 펜, 글을 적는 기타
가슴에 작은 구멍이 난 것 같다. 구멍은 점점 커지고 있고, 나는 그걸 메울 힘조차 나지 않는다. 요 며칠 몇 개의 아이디어가 떠올라 메모를 했다. 하지만 그뿐이다. 아이디어를 꺼내어 작품으로 승화시켜야 하는데 나는 그럴 수가 없다. 진정 내 마음이 나를 이끌어야만 할 수 있는 일이다. 타자를 쳐서라도 나는 작품을 써야 됨을 알고 있다. 문제는 알고만 있을 뿐이다. 이것은 글이 안 써지는 게 아니다. 쓸 수 있다는 것을 알지만, 쓸 수가 없는 상태이다. 이제는 두려움도 아닌 것 같다. 지금은 새벽, 2시, 모두가 잠에 들 무렵, 나는 뉴에이지랑 잔잔한 노래를 듣고 있다. 지금 듣는 노래는 츠네키치 스즈키의 이라는 곡이다. 드라마 심야식당 시즌1의 오프닝곡. 처음 듣자마자 반한 곡이다. 지금 나오는 노래는..
너에게 보내지 못할 N번째 편지 네가 보인다 기타를 치는 너의 손이 가냘프다 너의 손가락이 기타 줄을 퉁길 때마다 틱틱거리며 쇳소리 나는 나의 줄과 달리, 청아하다 마치 잎사귀가 머금은 이슬을 바닥에 떨어뜨릴 때 나는 소리처럼 한 손으로 꾹꾹 누르며 연주하는 너는 세상 그 누구보다 아름답다 나는 말한다 새하얗게 다린 정장을 입고 거울 앞에 서서 너를 내 사람으로 맞이하고 싶다고, 사랑보다 더 위대한 건 존재하지 않는다고, 다른 말 필요 없이 너를 사랑한다고 하지만 김광석은 노래했다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음을 그가 부르는 노래를 들으며 다시 너를 생각할 때 송곳으로 풍선을 찌를 때처럼 펑펑 가슴속의 응어리가 터진다 그렇게 감정은 여러 번 나를 들었다 놓았다 한다 사랑을 노래한 수많은 가수와 시인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