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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너에게 보내지 못할 N번째 편지

ClarkKim 2018. 11. 7. 02:26

너에게 보내지 못할 N번째 편지

 

 

 

네가 보인다

기타를 치는 너의 손이 가냘프다

너의 손가락이 기타 줄을 퉁길 때마다

틱틱거리며 쇳소리 나는 나의 줄과 달리,

청아하다 마치 잎사귀가 머금은 이슬을

바닥에 떨어뜨릴 때 나는 소리처럼

한 손으로 꾹꾹 누르며 연주하는

너는

세상 그 누구보다 아름답다

 

나는 말한다

새하얗게 다린 정장을 입고 거울 앞에 서서

너를 내 사람으로 맞이하고 싶다고,

사랑보다 더 위대한 건 존재하지 않는다고,

다른 말 필요 없이

너를 사랑한다고

하지만 김광석은 노래했다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음을

그가 부르는 노래를 들으며

다시 너를 생각할 때

송곳으로 풍선을 찌를 때처럼

펑펑 가슴속의 응어리가 터진다

그렇게 감정은 여러 번 나를 들었다 놓았다 한다

 

사랑을 노래한 수많은 가수와 시인은

과연 알았는지 묻고 싶다

사랑의 반대는 미움이 아니라

짝사랑이라는 것을

 

 

ClarkKim, 「너에게 보내지 못할 N번째 편지」전문, 자작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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