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1일 1작_ 아무거나 쓰기/그림&캘리그라피 (12)
연주하는 펜, 글을 적는 기타

오랜만에 만났던 KIM JS형에게 드린 캘리그라피이다. 평소 나는 친밀한 상대에게 내가 쓴 작품을 선물하는 것을 좋아한다. 내가 그들에게 '당신은 내 소중한 사람입니다'라고 표현하는 나만의 방식인 것이다. 그날도 어떻게 하면 형이 기분 좋게 하루를 보내실까 고민하다가 쓰게 된 문장이다. 마침 오마카세 식당에서 일하는 형에게 알맞는 선물을 하고 싶었다. 그래서 벚꽃과 라는 간판을 그림으로 그려넣었는데, 후에 형은 가 간판이 아니라 그릇인 줄 알았다고 했다. 그 말을 듣고 얼마나 웃었던지. 그릇으로 볼 수도 있겠구나 하고. 형에게 "원래는 연어초밥을 그릴까했어요."했더니, 형은 "오마카세에서 연어초밥은 잘 안 만들어. 안 그리길 잘했어."했다. 역시 솔직한 게 참 멋있는 형이다. 아무튼 그날 형과 재미있는 ..

새로 산 펜으로 적어본 캘리그라피 글귀. 언젠가 내 작품에 썼던 장면 하나를 따 와 캘리그라피로 표현해봤다. '깜빡거리는 가로등/칠 바랜 벤치/벚꽃잎 떨어진 거리/거닐던 그곳의 전부가/오직 너와 함께 한/일상이었음을' 두 달 전 캘리그라피 모임에 처음 나가게 됐다. 그때 모임장님이 쓰는 걸 어깨 너머로 본 후 연습하다가 문득 이 글귀를 캘리로 써 보고 싶었다. 몇 번의 연습 끝에 사진으로 남겼다. 쓸 땐 내 실력이 이렇게 늘었나했지만, 막상 사진으로 남기고 보니 아직도 많이 부족하구나싶다. 더 열심히 연습해야지. 캘리그라피 글귀를 쓴 날 : 2022/04/30 포스팅을 하는 날 : 2022/06/13

"혹시 그거 알아요? 당신, 오늘도 예쁘다는 걸." 어제도 오늘도 예쁘고 내일도 예쁠 거라는 말. 애인에게 해주고 싶은 말. 오그라드는 말도 서슴지 않고 할 수 있다는 건 기분 좋은 일이다. 그만큼 사랑에 푹 빠졌다는 뜻일 테니. 다른 어떤 것보다도 사랑에 빠져 허우적댈 때가 가장 좋더라. 완전한 사랑의 포로가 되었을 때 느끼는 감정은 무엇으로도 표현할 수 없다. 사랑할 수 있을 때 사랑하자. 한 번도 상처 받지 않은 것처럼. 2021. 04. 08 ClarkKim

언제까지나 나의 부모님이기를 바라고 바랄게요! 사랑합니다♥ 내가 부모님께 바치는 진심어린 마음이다. 2021. 04. 08 ClarkKim

이 글귀는 '썸'에 대해 말하고 싶었다. 썸. 영어로 하면 something. 남자와 여자 사이에 흐르는 미묘한 기류라고도 볼 수 있는, 뭐라고 정의하기 힘든 그 애매한 감정 혹은 느낌. 그렇지만 연애하기에 앞서 나는 그 썸이라는 과정이 가끔은 좋을 때가 있다. 가느다란 너의 핏줄 콩닥거리는 나의 심장 일견 야릇한 대목이다. 팔 위로 얇은 핏줄이 드러날 때 손으로 쓸어보던 것. 첫 스킨십. 스킨십으로 인해 콩닥거리는 심장. 그렇다. 2021. 04. 06 ClarkKim

밤을 사랑하거나 혹은 두려워하거나. 원래 적으려고 했던 건 '밤을 사랑하는 여자, 밤을 두려워하는 남자'였다. 물론 위의 대목이나 아래 대목 중 하나는 언젠가 내가 쓸 소설의 제목으로 할 것이다. '밤을'이라는 글자를 어떤 식으로 쓸 지에 대해 고민하다가 전자로 바꿨다. 이렇게 게시글로 올리기 전 내가 쓴 캘리 작품들 중 어느 것이 제일 예쁘냐는 내 질문에 10명이 넘는 사람들이 다들 이 작품이 제일 괜찮다고 이야기했다. 캘리가 괜찮아서일까 아니면 글귀의 의미가 예뻐서일까. 아직도 잘 모르겠다. 2021. 04. 06 ClarkKim

언젠가 이 대목을 캘리로 쓴 적이 있다. 그렇지만 그때보다 서체는 좀 더 나아졌다고 생각한다. 이번에는 초성에 포인트를 주었다. 종종 철원에 놀러간다. 아니 별을 보러 간다. 내가 사는 곳과 철원까지 거리는 상당하지만, 오로지 별을 보겠다는 일념으로 가곤 한다. 그렇지만 아직 예전의 별들을 보지 못했다. 전역한 지도 무려 7년이 다 되어 가고 있지만, 나는 9년 전 가을 새벽, 밤하늘에 빛나던 무수히 많은 별들을 여전히 잊지 못하고 있다. 언젠가 다시 방문하게 된다면 그날 보았던 별들을 다시 볼 수 있길 조심스레 빌어본다. 2021. 04. 06 ClarkKim
종종 듣는 노래 는 내게 작은 힘을 얹어주곤 한다. 모든 걸 붙잡고 놓아주려하지 않는 나에게 그래도 괜찮다고, 조금은 놓아도 괜찮다고 격려해주는 것 같아서다. 포장용 종이도 그냥 버리기 아까워서 재활용하는 나인데, 누군가와 쌓은 추억을 쉽게 버릴 수가 있을까. 그럼에도 괜찮다고 너무 스스로를 탓하지 말라고 응원해주는 것 같다, 이 노래는. 가만 생각해보면 故김광석은 멀리 떠났지만, 아주 가까운 곳에서 나를 지켜봐준다. 가사에서처럼 그가 부른 노래만 남아, 나는 그의 꿈을 듣고 있는 것이다. 오늘은 기타를 가지고 를 연주해야겠다. 2020. 03. 17캘리그라피, 글 Clark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