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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가을 그리고 삶 본문

1일 1작_ 아무거나 쓰기/시

[시] 가을 그리고 삶

ClarkKim 2021. 12. 31. 17:00

 가을 그리고 삶

 

 조심스레 다가온 가을의 어느 날,
 양평 단월의 아늑한 카페에 앉아
 붉게 물든 나뭇잎을 바라본다
 얇은 커튼 사이로 가을 풍경 찾아오고
 따스한 햇살 조각 내 손등 위에 살며시 내려앉는다

 나는 어디쯤 왔는가
 내 생애의 절반쯤 왔는가 아니면,
 그 끝에 다다랐는가
 인간의 생사는 누구도 알 수 없는 것
 마치 처음의 네가 내게 말 걸어온 그날과,
 마지막의 내가 너를 떠나보낼 수도 있음을,
 어느 누구도 알지 못하는 것처럼

 가을은 그렇게 왔다가 가는 것이다
 나에게로 왔다가
 너에게로 갔다가
 어디론가 떠나는 우리네의 삶처럼
 그렇게,
 가을은 간다

 

ClarkKim, 「가을 그리고 삶」 전문, 자작시.

2021. 11. 6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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