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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연 본문

1일 1작_ 아무거나 쓰기/시

[시] 연

ClarkKim 2019. 5. 29. 23:45

 

 

 

퇴근길 올려다 본 저녁

누군가 제멋대로 그린 바닷가, 모래사장

수평선을 응시하는 우리가 보인

그때

소년이 아버지와 함께

연을 날리며 지나간다

봄바람에 소년의 머리카락이

그의 연줄이

가늘게 흔들리고,

모래를 털며 일어나는 너의 형체도

옅게 흔들린다

실만큼 가느다란 바람에

끊어져버린 너와의 연

점점 거세지는 바람에

꽉 잡은 소년의 두 손

그러나 손에서 벗어난 연,

그리고 너

나는

짙은 농도의 소금물을 머금은 바닷물이

연을 삼키는 것을

멍하니 바라본다

 

ClarkKiM, 「연」전문, 자작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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