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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특별함을 찾아내다

공허한 마음을 달래며 쓰는 글

ClarkKim 2020. 4. 5. 02:52

  


  가슴에 작은 구멍이 난 것 같다. 구멍은 점점 커지고 있고, 나는 그걸 메울 힘조차 나지 않는다. 요 며칠 몇 개의 아이디어가 떠올라 메모를 했다. 하지만 그뿐이다. 아이디어를 꺼내어 작품으로 승화시켜야 하는데 나는 그럴 수가 없다. 진정 내 마음이 나를 이끌어야만 할 수 있는 일이다. 타자를 쳐서라도 나는 작품을 써야 됨을 알고 있다. 문제는 알고만 있을 뿐이다. 이것은 글이 안 써지는 게 아니다. 쓸 수 있다는 것을 알지만, 쓸 수가 없는 상태이다. 이제는 두려움도 아닌 것 같다.


  지금은 새벽, 2시, 모두가 잠에 들 무렵, 나는 뉴에이지랑 잔잔한 노래를 듣고 있다. 지금 듣는 노래는 츠네키치 스즈키의 <추억>이라는 곡이다. 드라마 심야식당 시즌1의 오프닝곡. 처음 듣자마자 반한 곡이다. 지금 나오는 노래는 데미안 라이스의 <9crimes>이다. 뭔가 마음이 어지러울 때 듣곤 한다. 오늘의 새벽은 길 것이다. 긴 시간 동안 나는 무엇을 할 것인가. 두려움보다 더 큰 두려움을 발판 삼아 글을 쓸 것인가, 아니면 글을 쓰는 것 이외의 어떤 쓸데없는 일을 할 것인가, 아니면 나를 찬 한 여인을 생각할 것인가. 잘은 모르겠지만 지금도 종종 그녀가 생각난다. 그녀는 내가 부담된다 했지만, 나는 차였는데도 왜 그녀가 보고 싶은가. Ummmm, 뭔가 지금 글을 쓴다면 필히 수상할 것 같은 예감이 든다. 두려움을 걷어내볼까. 나는 아직 프로작가가 아님에도 글쓰는 게 두렵다. 오케이, 한 번 써 보자. 다시 글을 쓰기 시작한다면, 당장 나의 현재가 불투명한 것에도 감사할 것이다. 나는 뼛속까지 작가다. 글쓰기는 내 운명이다. 

  이렇게 다독이는 것이다. 스스로를.

  이렇게 앞으로 조금씩 나가는 것이다.

  

  지금 나오는 노래는 웨스트라이프의 <Angel>.


  차였지만, 머지않아 나는 당신을 다시 만나게 되리라 믿어요. 어떻게 장담하느냐고요? 그건 잘 모르겠어요. 그런데 마음이 그래요. 이 이상하게 자꾸 생각이 나고, 만나게 될 것을 또 생각해요. 좀 전에 기나긴 낮잠을 자는데, 당신이 내 꿈에 나왔어요. 우리는 함께 식사를 했죠. 꿈에서도 나는 당신에게 차인 것을 알고 있었죠. 그래도 저는 낙심하지 않고 당신에게 라면을 끓여줬어요. 라면 국물에 삶아진 계란을 얹었죠. 당신의 라면에. 당신은 웃었고 그 모습을 본 나도 웃었어요. 그래요. 나는 지금 이러고 살고 있어요. 종종 당신 생각을 하면서. 못 본 지 벌써 삼 개월이 다 지나가고 있지만 여전히 생각나는 당신의 모습. 마지막으로 본 그 날, 당신이 고개를 돌려 나를 바라보던 모습. 당신의 턱선, 콧날, 눈빛, 입술, 그리고 당신의 목소리. 잊을 수 없죠. 내가 당신을 만나지 못하게 된다면 언젠간 잊게 되겠지만, 저는 잊는 동안에도 당신을 생각하고 싶습니다. 그렇게 잊어가는 거겠죠. 그래도 한 번은 만나고 싶어요. 딱 한 번은 만나고 싶어요. 미소를 머금으며 잘 지냈냐고 묻고 싶어요. 그간 어떻게 지냈느냐고 묻고 싶어요. 1일 1작은 잘 하고 있냐고 묻고 싶어요. 그땐 서로 부담 없이 가벼운 안부라도 묻고 싶어요. 그럼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