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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힐링여행러] ClarkKim의 충남 당진 여행기

ClarkKim 2023. 1. 15. 19:19

안녕하세요. ClarkKim입니다.

예전에는 토요일마다 또는 쉬는 날마다 어디론가 훌쩍 여행을 떠나곤 했는데요.

트럭커 일을 하면서 이곳저곳을 움직이다 보니

주말엔 쉬거나 게임을 하고 있는 제 자신을 발견했어요.

그래서 올해부터는 조금이나마 변화해보겠단 생각을 했습니다.

 

한 달에 한 번은 나만을 위한 여행을 떠나자!

 

이게 이 카테고리를 만든 이유이고, 여행의 목적입니다.

다른 사람들이 아니라, 오직 나만을 위한, 여행.

앞으로 짧게는 며칠 길게는 몇 주 동안 여행지를 선별하여

여행을 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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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14~01.15

이번 여행지는 충남 당진으로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제 가족은 여행을 할 때 목적지 정도는 정하고

나머지는 즉흥으로 움직이곤 해요.

그런데 저는 이번에 즉흥으로 움직이기보다 미리 계획을 해봤습니다.

연습할 겸해서요.

 

07시에 집에서 출발

09~10시 도착해서 합덕성당 구경

12시 점심식사

13~15시 아미미술관

15~18시 카페

18~19시 숙소 가서 휴식

19~21시 저녁식사

21~06시 취침 및 영화시청

 

시간대로 딱 맞춰 움직인 건 아니지만 대강 시간이 맞더라고요.

 

언젠가부터 저는 천주교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됐어요.

아 그렇다고 뭔가 심취할 정도는 아니었고요.

어릴 적엔 외가의 영향을 받아 개신교 교회에 다녔는데

스무살이 넘어서는 종교를 믿지 않아요.

저는 제 자신 안에 있는 신을 믿거든요.

신이 있다고 믿고,

종교가 다른 것과 해당하는 종교의 신 역시 경외하는 마음입니다.

 

보이는 것과 같이 14일 토요일의 날씨는 흐렸어요.

날씨가 흐릴 거란 걸 전날에서야 알았죠.

하지만 비가 온 덕분에 공기가 맑았고,

제 감성을 더욱 말랑하게 만들어줬죠. 하하.

성당의 앞에 서서 기도를 하고, 오른쪽부터 천천히 돌아다녔어요.

제 키보다 훨씬 큰 조형물이 있었죠. 어떤 의미가 있을까 생각했어요.

중간 높이에 달린 종은 단지 장식일까 아니면 뜻이 있는 걸까 생각했지만

답은 찾지 못했습니다.

 

 

천천히 성당 주변의 맑은 공기를 음미하며 걷다 보니 난간이 나왔고,

난간에서 아래의 전경을 바라봤는데 제 눈에 담긴 풍경이 마치

'우리가 흔히들 생각하는 고향은 사실 이런 게 고향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할 정도로 아름다웠어요. 아쉽게도 영상에 담을 수 없던

저 날의 공기와 산들한 바람과 빗방울의 촉감은 잊을 수가 없어요.

 

성당을 한바퀴 쭉 걷고 나서는 차에 타서 아주 편안한 마음으로 한숨 푹 잤답니다. 하하하.

 

*점심은 근처에서 먹었는데 이게 무슨 맛인가싶은 음식이었습니다. 면의 굵기는 제각각에 잘 비벼지지도 않았죠.

고기는 채 익지 않아서 내가 이걸 왜 먹고 있나 하는 생각이 들었죠. 그래서 중간에 먹다 나왔습니다.

 

 

더부룩한 속을 잡고 아미미술관에 갔습니다.

비가 와서 땅은 질었고, 미끄러지지 않도록 정신을 집중했어요.

입구에서부터 Clark의 감수성을 자극하는 매표소와 건물.

폐교를 미술관으로 만들었다고 들었는데,

아주 아름다웠어요. 구경하러 온 사람들은 많았지만,

조용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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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표소와 입구, 건물의 바깥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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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진의 수많은 항구를 찾아 그린 그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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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쓰기 시작한 이후부터 저는 늘 미친놈을 꿈꿔왔어요.

누군가 제게 "쟤는 (글에)미친놈이야."하는 식의 말을 들으면 뿌듯했어요.

내가 사랑하고, 꿈꾸는 일에 몰두했다는 뜻이니까.

근데 미술관이나 문학관에 가면 늘 한발 뒤처져 있는 자신을 발견합니다.

그곳에 그렇게 전시하거나 했던 사람들은 

정말이지 미친놈 그 자체거든요.

 

1. 이 작품의 화가(또는 공예가)는 정지연님입니다. 저는 화가가 어떤 의도로 이 작품을 만들었을까 생각했죠. 조금의 시간을 가진 후 생각한 것은 아마 화가는 자기가 가장 소중하고 아끼는 무언가를 한 군데 몰아놓고 싶어하지 않았을까요. 양말도 보이고, 옷가지도 보이고, 기타도 보입니다. 어쩌면 기타가 아니라 실타래일지도 모르고요. 그렇게 생각을 하다 보니 저도 모르게 입 밖으로 새어나온 말,

 

"정말 재미있네."

 

2. 이 작품은 누가 그린지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이걸 보며 다시 한 번 중얼거렸죠.

 

"미친놈이네 정말."

 

저 그림을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했을까도 궁금했고, 한번 그리기 시작하면 손에서 놓지 않고 그렸을 텐데 그 집중력도 대단했고, 가만히 살펴보면 안에 고양이도 있고, 눈동자도 있고, 물고기도 있고, 글귀 등도 있죠. 저 안에 화가 자신이 그려내고자 한 모든 것이 담겨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세계일수도 있고요. 멋있습니다.

 

3. 아미미술관에서 가장 오래 머물렀던 곳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공예가는 김혜성님. 작품을 보자마자 또 생각했습니다. 무슨 의도로 이 작품을 만들었을까. 무슨 생각이었을까. 저는 그렇습니다. 저 역시 소설을 쓰는 작가이다 보니 작품을 보면 저도 모르게 생각하곤 하죠. 의도가 무엇일까, 무엇을 표현하려고 했을까 하면서. 한지로 만든 작품인데 눈여겨봐야 할 부분은 어떤 건 천장에서부터 내려와 있고, 어떤 것은 대들보ㅡ확실한 명칭은 아닐 수 있다ㅡ에서부터 시작하고요. 그렇다고 해서 길이는 같을까요? 아닙니다. 길이가 다 달라요. 이걸 보면서 저는 생각하며 말했죠.

 

"길이가 다른 것은 사람의 생명을 의미하고, 마지막 알록달록한 것은 '인간은 죽기 전에 누구나 꽃을 피운다'라고 의도했겠구나."

 

싶었습니다.

 

정말 그런 뜻인지는 역시 알 수 없습니다. 그러나 다양한 작품을 보고 분석하려고 시도한 저는 성장할 것이라 단언합니다. 미술관을 선택한 이유도 이 여행에서 성장하는 자신을 발견하고 싶었거든요. 단지 사진을 찍고 여행기록을 남기는 게 아니라 여행으로부터 무언가를 배우고 싶었거든요. 앞으로도 미술관이나 문학관, 전시회 등을 가면 제멋대로 해석할 예정이에요. 독자분들에게 더 좋은 작품을 보여드리려면 경험과 창의력을 향상시켜서 보여드리고 싶으니까요.

 

 

미술관 이후에는 왜목마을 쪽의 <바다다카페>에 갔습니다.

 

바다가 보이는 테이블에 자리를 잡고 사진 한 장 찍었어요.

위에 보이는 커피는 '밀물커피'인데요. 맛도 독특하니 맛있고,

아래의 색감 너무 예쁘지 않나요?

당진에 간다면 다시 한 번 먹어보고 싶네요.

 

블로그에 적고 싶은 것들을 노트에 기록한 후에는

무라세 다케시, 『세상의 마지막 기차역』을 읽었습니다.

저는 영화나 드라마를 보고 운 적은 있어도 소설을 읽으며 펑펑 운 적은 손에 꼽는데요.

카페에서 이 책 끝장을 덮고 또 펑펑 울었네요.

사랑하는 누군가를 잃게 된다면,

정말 살아도 사는 게 아니겠죠.

그런데 그 사람을 다시 만날 수 있다면

무슨 수를 쓰더라도 만날 겁니다.

그렇지만 만난다 하더라도 현실에선 아무것도 변하는 게 없다 할지라도.

만약 그렇게 만난다면,

'정말 많이 사랑했다'라고 전하고 싶네요.

 

숙소 근처에 <밀회관>이라는 바&레스토랑을 갔습니다.

혼자 온 저와 다르게 다들 연인이나 친구와 왔더라고요.

괜찮습니다. 혼자 여행하는 저로서는 익숙한 광경이니까요. 하하하.

감자튀김, 모짜렐라치즈, 하이볼 한 잔을 먹으면서 하루를 마무리했습니다.

 

15일인 오늘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바로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리고 조금 쉬다가 이 여행일지를 적었고요.

당진, 돌아다니면 돌아다닐수록 마음에 드는 곳입니다. 다만 여행하고자 하는 여행지간의 거리가 상당합니다.

만약 당진 여행을 계획하고 있는 분이라면 본인 차를 가지고 오거나 렌트를 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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