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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발로 하는 게 전부인가?

대한민국 vs 스리랑카 월드컵(축구) 예선전에 대한 느낌

ClarkKim 2019. 10. 10. 23:58

  

   2019년 10월 10일 오늘 20시 화성종합경기타운 주경기장에서 우리나라 대한민국과 스리랑카와의 2022년 월드컵 예선전이 있었다. 경기 전 나는 괜히 불안했다. 우리나라는 37위, 스리랑카는 202위. 순위로만 봐도 최약체 중 최약체 팀과 승부를 겨뤘다. 마냥 안심할 수 없었던 건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종종 약팀에게 무승부를 거두거나 때때로 지곤 했다. 그 경기들 대부분은 경기과정마저 좋지 못했다. 무분별한 백패스 남발에 가끔 전방 롱패스를 주고도 제공권을 전혀 따내지 못하는 모습은 허탈한 웃음을 짓게 만들었다. 매 경기 나아지는 모습 없이 똑같은 전술로 똑같이 지거나 무승부로 경기를 마치는 선수들을 보니 국대 경기 시청을 하지 않게 됐다. 그렇다 보니 이번 경기도 질 수도 있겠구나 생각했다.

   경기 시작부터 우리나라는 스리랑카의 수비진을 강하게 위협했다. 몇 번의 침투 후에 손흥민이 선취골을 따냈다. 페널티박스 안에서 인사이드 킥으로 강하게 찬 슛은 골망을 흔들었다. 이어서 김신욱, 황희찬이 연달아 골을 넣었고, 또 김신욱의 헤더 골, 손흥민의 PK골까지 합쳐서 전반에만 5점을 냈다. 지칠 법도 한데 후반전에도 매서운 공격이 이어졌고 3골을 더 넣어 종합 8점을 얻어내며 경기를 마쳤다.

   이번 경기 우리나라의 강점은 짧은 패스를 통한 공간 창출이라고 본다. 수비진이 경기 중앙까지 압박을 주고 경기 중앙인 미드필드진에서 상대 수비 앞에서 선수들끼리 패스를 주고받는다. 주고받을 때마다 각 선수에게 전담마크가 붙는데 그 사이로 틈이 생기면 스루패스를 넣는 식으로 공격 전개가 이어졌다. 게다가 그렇게 스루패스를 준 건 이강인이었다. 날카로운 스루패스로 수비 뒷공간을 파고들던 손흥민과 황희찬에게 볼이 이어졌고, 유동적으로 미드필더가 페널티박스 안으로 들어가면서 상대 수비수들이 당황하는 모습까지 보였다. 그리고 경기 승리 요소 중 하나는 김신욱을 선발로 고용했다는 점이다. 원래 나는 김신욱과 같은 경기스타일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러나 스리랑카의 수비수들은 체격이 작았기 때문에 김신욱의 헤더를 전혀 막지 못했다. 경기에서 팀의 4번째 골이자 김신욱의 2번째 골은 헤더로 얻은 점수인데 경기를 보면 수비수가 점프를 했는데도 스탠딩 헤더를 하는 김신욱을 견제조차 못하는 걸 볼 수 있다.

   축구공은 둥글다. 둥글기 때문에 아무리 약한 팀이어도 강팀을 상대로 승리를 가져갈 수 있다. 또 강팀은 약팀을 상대로 경기를 하는 것이기 때문에 자만심에 빠져 잘할 것도 못하게 되는 경우가 발생하는데, 스리랑카와의 경기에서 많은 점수차를 내고 있음에도 후반전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기 전까지 측면에서 계속해서 수비진을 흔드는 모습에 눈길이 갔다. 점점 전술다운 전술이 나오고 발전하는 벤투 호. 다가올 경기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