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2024/03/31 (1)
연주하는 펜, 글을 적는 기타
[시] 산보
걷는다는 것은 단지 두 발로 땅을 딛고 앞으로만 가는 것이 아니다 옆으로 갈 수도 있고 때론 뒤로 갈 수도 있다 어떤 때는 대각선으로 가기도 한다 걷는다는 것은 어찌 됐든 어디론가 가는 것이다 앞이든 뒤든, 왼쪽이든 오른쪽이든 두 다리를 뻗어 행하는 것이다 걷는 것 그 자체로 목적이 될 수 있다 삶을 살면서 나는 단 한 번도 걷지 않은 적 없었다 빗방울이 내 몸을 적셔도 걸었고 눈보라가 내 눈을 가려도 걸었다 목적지를 정해 간 적도 있었고 아니, 목적지가 없어도 걸어갔다 그 끝에 무엇이 있는지는 중요하지 않다는 듯 언젠가 대지의 신 앞에 무릎을 꿇고 소원을 말할 기회가 온다면 나는 말하고 싶다 삶이 끝날 때까지도 끊임없이 걷고 싶다고, 곧 올 현재를 향해 걷다가도 때로는 이미 지나버린 현재를 향해서도 걷..
1일 1작_ 아무거나 쓰기/시
2024. 3. 31. 14: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