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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젊은 화가
나는 오래도록 그녀를 바라보았다. 매끈한 이마, 움푹 패인 눈과 검은 눈동자, 눈 사이에서 인중까지 이어지는 콧날, 립스틱을 발라 윤기나는 입술 그리고 베일 것 같은 턱선. 그녀는 파란색 페도라를 쓴 젊은 남자의 초상화를 그려주고 있었다. 나와 그녀의 거리는 약 오 미터. 그녀는 온 정신을 자신의 그림에 쏟아붓는 듯 단 한 번도 고개를 움직이지 않았다. 때문에 나는 벤치에 앉아 그녀를 더욱 더 자세하게 관찰했다. 그림 그리기를 마친 그녀가 남자에게 초상화를 건넸다. 그녀에게서 초상화를 건네받은 남자가 알 수 없는 표정을 지었다. 표정은 보면 볼수록 흥미로웠다. 눈썹은 웃고 있는데 입술은 굳게 다문, 그냥 이상한 표정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남자는 그 자리에서 초상화를 찢었다. 찢은 것으로도 모자라 라이터..
1일 1작_ 아무거나 쓰기/소설
2019. 5. 17. 23: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