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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See you again, 영원하지 않길 바라는 작별

ClarkKim 2019. 6. 21. 23:29

  찰리 푸스와 위즈칼리파가 부른 <See you again>이라는 곡이 있다. 영화배우 폴 워커 추모곡으로 쓰인 이 곡은 찰리 푸스가 작사, 작곡 및 프로듀싱하고 랩 부분만 위즈칼리파가 작사했다. 나는 이 노래의 첫 대목을 좋아한다.

  It's been a long day without you, my friend. And I'll tell you all about it when I see you again.'

  (친구야, 네가 없으니 하루가 길어. 너를 만나게 된다면 모두 얘기해줄 거야.)

  단지 첫 대목만 읽었을 뿐인데 깊은 상실이 느껴진다. 상실…… 그것은 겪어본 사람만이 아는, 지독히 오래도록 남겨진 자를 괴롭힌다. 마치 환상통 같아서 분명 곁에 없음에도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친구가 생기면 가까워지기 위해 서로가 서로에게 온 힘을 쏟는다. 알아가려는 모든 시도를. 다른 환경에서 자랐고 사람만의 역사를 가지고 만나는 것이기에 이해하지 못해 다투기도 하며, 영원히 연을 끊기도 한다.  그런 과정을 거쳐 우리는 베스트프렌드, 즉 단짝친구를 얻는다. 소중한 친구. 그렇게 살아온 날보다 함께 살아갈 행복하고 든든한 날을 꿈꾸던 그때 친구가 내 삶에서 영영 떠나게 된다면, 그 슬픔과 좌절을 어떤 말로 표현할 수 있을까.

  최근 함께 일하던 동생(동료)이 그만뒀다. 갑작스럽게 된 일이라 모두가 황당함과 아쉬움을 표출했다. 동료가 타고 다니는 셔틀버스가 운행 중단되면서 일을 그만두게 됐다. 게다가 미리 공지를 준 것도 아니고 고작 며칠만에 결정된 일이라 아쉬움이 더욱 컸다. 그렇게 동료는 짧게만 느껴진 송별회를 끝으로 회사를 떠났다.

  아직도 생각난다. 회사 후문 앞에 서서 처음 만났을 때처럼 악수를 하며 작별인사를 하던 게. 겉으로는 웃고 있었지만 목이 메어 무슨 말이라도 더 건네지 못했던, 그저 잡은 손만 흔들 뿐, 겨우 힘을 내어 어깨를 토닥이며 잘 가라고 말했던 것들이. 동료를 보내고 차 안에 앉아 한참을 앉아 있었다. 사회에서 알게 된 인연이지만 어떤 연은 소중하게 느껴져서 이렇게 작별을 할 때면 누군가 마음을 콕콕 찌르는 것 같다.

  언젠가 우리는 만날 것이다. 그는 더 이상 나와 함께 일하지 못하겠지만, 대신 나는 이렇게 생각하려 한다.

 

 

 

2019.06.24 (수정)

사진 글귀는 Frank Alile의 명언 인용 / 글, 캘리그라피_ Clark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