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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누구나 자기만의 고유한 매력이 있다

ClarkKim 2019. 5. 16. 23:32

  회사 동료가 곧 일을 그만둔다고 했다. 친하게 지내던 사람인데 곧 볼 수가 없다고 생각하니 굉장히 아쉽다. 한 달 전에 비슷한 일이 있었다. 같은 부서이지만 하는 일은 조금 달랐는데, 그래도 나는 친해지고 싶었다, 그 사람과. 편하게 E라고 칭하겠다. E는 누구에게나 예쁨을 받는 사람이었다. 적어도 E를 아는 사람은 E를 좋아하고 또 잘해주려고 하는 게 한눈에 보일 정도로. 나도 그들 중 한 명이었지만 결과적으론 친해지지 못했다. 나는 누군가와 친해지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리는 성격을 가지고 있다. 한마디로 낯가림이 심한 편이다. 그래서 인사는 자주 나눴으나 막상 만나면 무슨 이야기를 어떻게 꺼내야 할지 고민하다보니 이야기할 타이밍을 놓쳤다거나 하는 일들이 생기곤 했다. 내가 E와 친해지고 싶었던 것중 가장 큰 이유는 어떻게 그 많은 사람들이 자기를 좋아하게 만들었을까 궁금해서였다.

  사람이 사람을 좋아하는데 이유가 있나싶으면서도 분명하게 이유가 있다고 생각한다. 가장 첫번째로 첫인상이다. 우리가 아침 혹은 밤에 일어나서 집 밖으로 나가는 순간 나와 다른 수많은 사람들과 마주한다. 마주하는 사람 중 90퍼 이상은 스쳐지나가는 사람들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마주 걸어오는, 창밖으로 보이는 사람들을 보며 아주 짧은 평가를 내린다. '저 사람은 옷을 꽤 잘 입었네. 나중에 저렇게 입어볼까?', '왜 머리를 저렇게 잘랐지. 이상해. 안 어울려.'하면서. 잘 알지도 못하면서 처음 본 인상만으로도 그 사람을 판단한다. 첫인상만으로 그 사람의 호불호가 3초 안에 결정된다는 말이 있듯 우리는 누군가에게 좋은 인상을 주기 위해 옷을 깔끔하게 입고 미소를 지을 필요가 있다. 두번째는 사람에게서 나오는 그만의 매력이다. 웃는 얼굴 또는 웃음소리가 호탕하거나 예쁜 것도 매력이다. 영화 <여인의 향기>에서 프랭크가 'Hoo, ha.'나 'ha!'하면서 내는 추임새처럼 자주 쓰는 말이나 습관 등이 매력적으로 느껴지기도 한다. 상대를 절실히 아끼고 사랑한다면 사람 자체를 매력 있다고 인식할 때도 있다. 이렇듯 사람에게서 뿜어져나오는 매력을 알게 됐을 때 나는 그 사람을 좋다고 느낀다.

  가만 생각해보니 E의 매력은 누구나가 다 편안하게 느끼고 다가오게 만드는 힘이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E가 주변 사람들에게 어떻게 대했는지를 생각해보면, 대체적으로 경청을 잘했다. 듣기만 하는 경청이 아니다. 얼굴과 몸의 표정을 잘 캐치했다. 상대가 피곤해하거나 힘들어하는 기색이 있으면 안아주거나 등을 토닥여준다거나 누가 얘기를 하면 은은한 미소를 지으며 눈을 마주치고 들었다. 그리고 조언을 바란다면 시원하게 답을 내놓았다. 나랑 동갑인데도 연령대 상관없이 친밀하게 대하는 E를 보면서 대단하구나 생각했다.

  나에게도 매력이 있다. 분명하게 있다. 굳이 말로 하지 않아도 주변 사람들은 느끼고 있을 것이다. 나의 매력이 무엇인지. 매력이란 꾸민다고 꾸며지는 것이 아니기에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주는 게 가장 좋다. 자기가 생각했을 때 보잘 것 없는 장점이라도 어느 누군가는 그 장점을 사랑할지도 모른다.

 

2019.05.16

Clark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