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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피곤에 절어 쓰는 정체불명의 글 -1-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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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피곤에 절어 쓰는 정체불명의 글 -1-

ClarkKim 2019. 5. 15. 23:15

  나는 나고, 너는 너다.

 

  누군가는 긴 생머리를 가진 여자를 좋아하고, 누군가는 단발머리를 좋아한다. 더 가까이 들여다보면 누군가는 긴 생머리에 끝부분만 펌을 준 여자를 좋아하고, 누군가는 남자만큼 짧게 머릴 자른, 귀걸이를 낀 여자를 좋아한다. 누군가는 포마드로 머릴 올린 남자를 좋아하고, 누군가는 다운펌을 한 남자를 좋아한다. 누군가는 어딘가에 앉아서 영화나 드라마, 연극을 보는 것을 좋아하고, 누군가는 흐르는 땀을 닦아가며 운동을 즐긴다. 누군가는, 누군가는, 누군가는 다 다르다. 비슷할지라도 똑같은 건 없다. 같은 취미로, 일정량의 호감을 가지고 만나도 각자 조금씩 나누어져 각자의 길을 간다. 그런 갈라짐은 동네에 하나씩 있는 골목 같아서 나는 종종 그런 골목의 한편에 서 있기를 즐긴다. 누군가가 각자의 역사를 적으면서 멀리 사라지는 것을, 누군가의 그림자가 발등에서 사라질 때까지 계속해서 지켜본다. 왜냐고 묻는다면 이유는 없다.

 

2019.05.15

Clark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