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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주하는 펜, 글을 적는 기타
지난 토요일, 친구와 제부도에 당일치기로 놀러 갔다오자마자 저녁에 그대로 몸져 누웠다. 방 안 온도는 따뜻한데 내 몸이 소름이 돋을 정도로 추워서 매트를 켜고 이불 두 겹을 감고 쓰러지듯 누웠다. 가끔 잔병치레는 있었으나 웬만한 건 견디던 나였는데 감기몸살 따위에 무릎을 꿇었다. 주말을 통으로 약 먹고, 자고, 약 먹고 자는 것을 반복하고 결국은 오늘 급하게 연차까지 냈다. 기억 나는 건, 주말 동안 내가 앓는 소리를 내면 아버지와 어머니께서 번갈아가며 내 방에 들어와 이불을 덮어주고, 무슨 일 있으면 전화하라고 머리맡에 휴대폰을 놓아주셨다. 한참 아픈 동안에는 내 정신줄을 붙잡느라 미처 감사드린다는 말을 전하지 못했다. 오늘 저녁 부모님과 함께 저녁을 먹으면서 쑥스럽게 내 진심을 전했다. "제가 아플 ..
나는 건물을 볼 때 아름다움과 예술성 등을 먼저 본다. 생각을 할 수 있고 또 볼 수 있는 인간이기에 어쩌면 당연한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지금부터 내가 하려는 말은 그 이후에 내가 가지는 감정에의 사고인데, 건물을 보면 이 건물을 지었을 사람들이 떠오른다. 나는 그 사람들의 얼굴도 이름도 나이도 어디 사는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이 건물에 벽돌을 나르고 시멘트를 바르고 전기 선을 연결하고 인테리어 공사를 하고 지붕을 만들고 방과 복도 이곳저곳을 누비며 쓸고 닦았을 사람들을 생각한다. 공사현장에 나가 여러 번 일해본 적도 있다. 일할 때 창문 근처에 있으면 담배를 태우며 창밖을 바라보곤 했다. 도로가 훤히 내려다보이는 곳도 있었지만 헐벗은 야산을 마주할 때도 많았다. 아마 그렇게 밖을 쳐다보던 행동은 행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