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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특별함을 찾아내다

명상을 해야 하는 이유

ClarkKim 2023. 6. 10. 11:05

명상을 해야 하는 이유

 

   살면서 많은 생각을 한다. 목적지를 향해 열심히 걸어갈 때도, 운동하며 뛸 때도, 친밀한 사이의 누군가를 만나서 대화 나눌 때 말과 말이 부딪힐 때 가벼이 흐르는 정적 속에서도, 늘 생각하면서 산다. 게다가 내 직장에서의 일은 한두 시간 빼놓고는 거의 혼자 하는 일이니까 생각을 안 하려 해도 안 할 수가 없다. 그게 싫다는 건 아니지만 가끔은 마구잡이로 솟는 생각을 정리할 시간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늘 해왔다.

   평일은 늘 운전하면서 시간을 보낸다. 아니, 보내야만 한다. 그게 내 일이니까. 직업 만족도는 최상에 가깝다. 원체 운전하는 걸 좋아하는 나로서는 운전을 할 수 있는 직업을 선택한 나 자신에게 엄지를 치켜세우곤 한다. 거기에 주말이면 늘 자차를 몰고 근교 나들이를 추가로 갔으니까. 근데 그 운전하는 걸 좋아하는 내가 운전이 지독하리만치 지루한 일 같다고 느꼈던 건 두어 달 전이었다. 어떠한 계기는 아니었으나 문득 나도 모르게 입 밖으로 나온 ‘지루하다’라는 말을 시작으로 나는 운전대만 잡으면 운전이 하기 싫다는 것을 온몸으로 표현했다. 몸이 뻐근하지도 않은데 기지개를 펴고, 틈만 나면 문을 열고, 운전하다가 샤우팅을 지르기도 했다. 그러다 무언가를 깨닫고 취미 생활을 하다 보니 지루하다는 감정은 사그라들었다. 하지만 지루함 뒤에 찾아온 건 더욱 견디기 어려운 감정, 분노였다.

   이건 진짜 답이 없었다. 누군가 차선을 변경하여 내 앞에 끼어든 후 브레이크라도 잡으면 갑자기 화가 솟으면서 통제 불가능한 상태에 도달하는 데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앞에서 또는 옆에서 난폭운전을 하는 상대를 볼 때, 어쩜 저렇게 운전을 못하지, 하는 상대를 볼 때, 점멸등 삼거리에서 직진차로의 내가 먼저 교차로에 진입했음에도 내 앞을 가로막고 느릿느릿 좌회전을 하는 모습을 볼 때…… 이런 모든 것들은 내 마음을 분노로 가득 차게 만들었다. 그리고 나는 그 분노를 참지 않고 터뜨렸다. 정말 신기했던 게 있다면, 분노를 터뜨리면 분노가 잠잠해질 거라고 생각했던 것과 다르게 오히려 더 화가 나면서 안 하던 실수까지 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그즈음에 나는 생각했다. 이대로 가다간 내가 좋아하는 일 못하겠다.

분노가 절정의 끝에 올랐던 날, 나는 퇴근 후 집에 돌아와 샤워했다. 그리고 컴퓨터와 책상, 침대를 정리했다. 모든 준비를 끝마치고 명상하기 좋은 음악을 켠 후 침대 위에 정자세로 앉았다. 처음에는 마음을 가라앉히기 위해 심호흡을 했다. 4초간 숨을 들이마시고 5초간 숨을 참고 6초간 숨을 내쉬는, 나만의 수면 호흡법을 명상에 적용했다. 그렇게 마음을 가라앉혔다는 생각이 들면 가장 가까운 나부터 가족, 친구들과의 관계에 대해 생각 정리를 했다. 나, 나의 꿈과 목표, 내가 하고 싶은 일, 잘할 수 있는 일 등을 구체적으로 생생하게 그렸다. 그 과정에서 편안하다, 즐겁다, 행복하다고 하는 긍정적 단어를 받아들이려고 노력했고, 명상을 하면 할수록 좁아지던 미간이 펴지고, 처져 있던 입꼬리가 올라가는 것을 몸소 체험했다. 명상이 끝나자 나는 조금 전의 내가 아니라는 강한 확신이 들었다.

   명상을 한 후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건 이만큼 마음이 편안해질 수 있구나 생각하게 됐다. 더 이상 나는 운전하다가 쉽게 분노를 표출하는 사람이 아니었다. 누군가의 행동이 내게 큰 영향을 미치지 않게 만들었다. 내 인생의 주인공은 나 자신이듯, 친구나 지인, 생판 모르는 타인이 내게 뭐라고 말을 하거나 행동해도 딱히 개의치 않는 단단함이 생겼다. 명상을 통해 생각 정리를 하고 나니까 단색으로 보이던 세상이 여러 가지의 고운 빛을 내는 것처럼 보인다. 지금 이 글을 읽는 모든 독자들에게 나는 강력하게 추천한다. 명상을 해보라고.

 

2023.06.10. ()

Clark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