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주하는 펜, 글을 적는 기타
무의식적인 쾌락을 추구한다는 것 본문
무의식적인 쾌락을 추구한다는 것
-도파민 중독 Stop 프로젝트(도.중.S 프로젝트)
언젠가부터 삶에 의욕이 사라지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삶을 더 살아야 하나 말아야 하나 같은 문제가 아니라 그저 지루하다고 느꼈다. 분명 10대에서 20대 때는 힘들어도 즐거웠고, 슬퍼도 괜찮다고 생각했는데, 30대에 들어서니 뭘 하거나 봐도 무감각했다. 또는 감정을 느껴도 그때뿐이었다. 또 다시 일상에 돌아오면 빨랫줄에 걸린 옷가지처럼 늘어졌다. 나는 생각했다. 도대체 이게 왜 이런 것일까? 20대와 30대의 다른 점은 한 살 두 살 나이가 들었다는 것과 그때보다 조금 더 많은 돈을 번다는 것 등 외적인 것들의 발전일 뿐 내면적으로는 그대로인데 말이다. 물론 자라는 과정에서 내면적으로 더욱 성장하고 성숙해진 것도 있지만 그게 일상이 지겹게 느낀다고 느끼지 않았다. 하지만 나는 혼자 사색을 하면서 한가지 깨달았다. 어쩌면 요즘 내가 느껴야 하지만 느끼지 못했던 것들이 사실은 도파민에 중독이 된 게 아닌가 하는 사실을.
평소 나는 유튜브 쇼츠나 인스타그램 릴스를 보곤 했다. 내가 이렇게 짧은 영상을 볼 때는 주로 신호를 받고 대기하는 시간이거나 무언가를 기다리거나 딱히 뭘 해야 할지 모를 때였다. 점차적으로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에서 뭔가를 할 때도 휴대폰으로 쇼츠나 릴스를 보는 일 등이 잦아졌다. 밥을 먹을 때에도, 운전을 할 때ㅡ이때는 영상을 본다기보다 주로 노래를 듣는 일ㅡ에도, 산책을 할 때도, 운동을 할 때도 나는 휴대폰과 함께였다. 카페에 가서 독서나 글을 쓸 때도 쉬는 타임에는 꼭 휴대폰을 켰다. 더이상 나는 이래선 안 된다고 생각했다. 마침 예의 인스타 쇼츠를 보는데, 어떤 외국 인플루언서가 일주일간 전자기기를 사용하지 않고 일상을 보내는 내용을 카메라에 담아 영상을 올렸다. 나는 그 영상을 보자마자 마음을 다잡았다.
'그래, 지금 이 영상을 본 지금부터다. 지금부터 약 일주일간 나도 업무적으로 휴대폰 사용을 하는 것 이외에 PC, 휴대폰, TV 등 전자기기를 사용하지 말아야겠다.'
이런 생각이 들면 나는 즉시 해야 했다. 항상 살면서 인간은 누구나 생각한다. 갑자기 생각이 머릿속에 띵, 하고 떠오르기도 한다. 그런 생각들을 생각만으로 그치면 역시, 사는대로 생각하게 된다. 생각하는대로 살고자 한다면 생각을 행동으로 옮겨야 한다. 기록하기 위해 영상을 준비했다. 내용을 요약하자면, 나는 요즘 도파민에 중독된 것 같다, 삶을 환기하고자 한다, 일주일간 전자기기 사용을 금할 예정이니 그 기간 동안은 메시지 답장이나 전화 콜백을 할 수 없다는 식의 내용이었다. 개인 인스타그램 계정에 업로드한 후 곧장 시작했다.
1~3일차는 정말 괴로웠다. 우선 어떤 기다림의 상황에서 휴대폰을 열 수 없다는 것과 운전을 하면서 노래를 듣지 않는다는 게 참기 힘들었다. 그렇게 노래를 부르고 듣는 걸 좋아하는 내가, 좋아하거나 취향인 노래를 들을 수 없다는 게 정말…… 말로는 다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였다. 그러나 사람은 어떤 환경이 주어져도 적응한다 하지 않았던가. 괴롭긴 한데 또 적막함이 가득한 차 안에서 평소보다 더욱 혼잣말을 많이 했다. 내가 나 자신에게 말하고, 나 자신이 내게 깨달은 바를 이야기해주는 식으로 말이다. 게다가 운전을 하는 동안 상상 속 작업실로 들어가 창작 아이디어를 얻곤 하는데, 노래를 안 듣고 운전하니 더욱 많은 아이디어가 샘솟았다. 그리고 주로 시간을 내서 독서를 했는데 이제는 시간이 나면 독서를 하게 됐다. 한 번은 거래처에 가서 기다리는 동안 벤치에 앉아서 책을 읽는데, 거래처 이사님이 내게 '요즘 같은 시대에 책을 읽다니 보기 드문 청년이구만'하며 웃었다. 4일차부터는 감정적으로 많이 차분해졌다는 걸 느꼈다. 뭔가 자꾸 지루하고 지겹다고 생각했는데 이걸 타파하지 않고 오히려 받아들이니 이조차 내 삶이구나싶었다. 6일차가 되어서는 하루 일찍 프로젝트를 종료해야 했다. 이유는, 혼자 생각을 많이 하다 보니 무언가를 하고 싶다는 욕구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주로 배움이었다.
여지껏 퇴근을 하면 집에 와서 독서와 창작의 비중은 꽤 적었고, 거의 PC게임을 했고, 잠들기 전에는 꼭 위로의 시간을 보냈다. 무의식적으로 쾌락을 추구하며 살았던 것이다. 그렇지만 도.중.S 프로젝트를 통해 다시 삶의 리듬을 되찾았다. 꼭 PC게임이나 휴대폰으로 릴스, 쇼츠 등을 보지 않더라도 충분히 괜찮았다.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종료하고 이 글을 쓰는 지금은 약 2주가 되는 시점인데, 확실히 전과는 다르다. 해야 할 일이 있으면 우선순위를 정하고 움직이게 됐다는 점이다.
마지막으로 독자분들에게 이 말을 꼭 전하고 싶다. 삶을 사는 데에 있어서 뭔가 잘못되었다고 느꼈다면 반드시 멈추기 바란다. 멈춰 서서 생각하자. 많이 돌아가야 하더라도 반드시 돌아가야만 한다. 아니면 차선책을 찾아야 한다. 멈춰 서서. 급할 것 없다. 모두가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대로 걸어가고 있을 뿐이니까. 또 독자분들 중 스스로가 무기력하거나 의욕이 없다고 생각하면 도.중.S 프로젝트를 꼭 해봤으면 좋겠다. 7일이 길다고 생각한다면 단 5일만이라도. 적어도 본인이 바꾸고 싶었던 한 가지는 변화하게 될 테니까.
2025.10.12 (일)
clarkkim
'일상의 특별함을 찾아내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 메가폰을 들고 말하다 (3) | 2026.01.15 |
|---|---|
| 본격적인 다이어트 시작_첫 날만 버텨라! (1) | 2025.07.06 |
| 2024년 12월 16일_일상 (4) | 2024.12.16 |
| 삶을 스스로 마감하려는 사람들에게 보내는 작은 위로 (2) | 2024.06.23 |
| 책과 책 사이의 나 (1) | 2024.03.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