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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특별함을 찾아내다

메가폰을 들고 말하다

ClarkKim 2026. 1. 15. 19:26

  안녕. 오랜만이에요. 잘 지냈죠? 오랜만에 편지를 씁니다.

  지금 카페에 왔어요. 독서를 하기 위함이죠. 의자에 앉아 사각테이블에 책을 꺼내어 올렸어요. 책 제목을 보지 않고 곧장 책장을 펼쳤습니다. 저는 이 책의 제목을 아니까요. 허리를 펴고 읽기 시작했어요. 몇 분 후에는 집중하느라고 허리가 말릴 겁니다. 처음 읽기 시작할 때는 여러 군데에 설치된 스피커에서 나오는 노래들과 곳곳에 모여앉은 사람들의 이야기가 한데 섞여 내 귓바퀴를 두드려요. 곧 조그만 귓구멍으로 수문을 개방한 댐에서 쏟아지는 물처럼 순식간에 고막 앞까지 밀고 들어옵니다. 익숙합니다. 독서나 창작을 하러 카페를 오곤 하니까요. 저는 오히려 좋아요. 이런 분위기에서 집중이 잘 돼요. 그런데 ……오늘따라 당신에게 메가폰을 들고 말하고 싶어지네요. 이 모든 모습을.

  내 맞은편의 여자가 스타트를 끊네요.

 

  너 걔 알아? 그래, 걔. 그 잘난 머릿속엔 도대체 뭐가 들어 있는지 ……아니, 새끼야. 형 말 잘 들어봐. 이 새끼는 꼭 말에 집중 안 하고 딴 소리를 해. 그러니까 ……사랑해. 뭐? 얼만큼 사랑하는지 여기서 소리쳐 보라니, 이따 좀 혼나야겠네. 오케이, 오늘 밤에 ……늦는다고요? 천천히 와요. 아뇨, 미안할 게 뭐 있어요. 괜찮으니까 천천히 ……더 세게. 그렇지, 이렇게 해야 못을 제대로 박을 수 있는 거야. 벽한테 속삭여. 꼼짝 못하게 해주겠다고. 어서 ……제발 이러지 않기로 했잖아. 자기야 나 너 없으면 어떻게 ……雪が綺麗と笑うのは君がいい。でも寒いねって嬉しそうなのも 。(눈이 예쁘다며 웃는 네가 좋아. 그렇지만 춥네, 라며 기뻐하는 것도.)  ……주문 확인하겠습니다. 아이스아메리카노 두 잔, 밀크크레이프 홀케익 한 조각이고요. 네, 오늘 하루도 달콤한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들었죠? 달콤한 하루 되라고 하네요. 그래요. 저도 그럴 테니, 당신도 그런 하루 보내요. 입 안에 케익을 머금고 커피 한 모금 들이켜는 그런 하루.

 

2026.01.15

clark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