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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특별함을 찾아내다

1001101 프로젝트의 재시작

ClarkKim 2018. 11. 7. 01:03

  1001101 프로젝트는 대학시절 내가 나 혼자 진행했던 프로젝트이다. 100편의 시를 읽고 1편의 시를, 10편의 소설을 읽고 1편의 소설을 창작하기. 나만의 작품을 여러 편 만들고 공모전에 투고하기 위해 자긍심을 고취시킬 뿐 아니라 투지를 불태우기 위해 필요한 장치였다. 졸업을 하고, 한동안 글을 쓰지 않고 지내면서 나는 자연스럽게 이 프로젝트를 실행하지 않고 있었다. 얼마 전 다시 글을 쓰기 전까진 까맣게 잊고 있었다. 그러다가 다시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 나는 과거에 내가 이런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었다는 걸 느꼈다. 그래서 다시 시작하기로 했다.

 

  1001101 프로젝트.

 

  100편의 시를 읽는 것으로 돼 있지만 시 한 권도 100편의 시와 동일하다고 판단했다. 소설도 마찬가지이다. 얼마 전에 나는 송종찬 시인의 『그리운 막차』라는 시집을 다 읽었고 오늘 중으로 시 한 편을 써서 올릴 생각이다. 소설도 한 권 읽었다. 제17회 이효석문학상 소설집이다. 내가 좋아하는 작가 조해진씨의 작품이 당선작으로 뽑힌―소설 제목은 「산책자의 행복」으로 그녀의 작품 대다수가 그렇듯 마음 한구석을 절절하게 울리는 그런 작품이다―책이다.

  오랜만에 에세이가 아닌 문학 작품(주로 소설, 시, 시나리오 등을 뜻함)을 쓴다고 생각하니 몹시 떨리고 긴장된다. 글을 쓴다고 했지만 작품에는 손도 못 대고 있었다. 어떻게 시작을 해야 할지 고민이 됐고 만약 쓴다면 뭘 써야 할지 막막했다. 잠을 자기 전 예전에 봤던 영화 한 편을 보고 자야겠다, 하며 나는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를 봤다. 존 키팅 역의 로빈 윌리엄스가 월트 휘트먼의 시의 한 대목을 낭송한 것과 학생들에게 시 한 편을 써오라는 장면을 보자 시 창작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불쑥 튀어나왔다. 그래서 지금 당장 시를 쓸 생각이다. 아마 안 쓴지 꽤 오래되서, 특히 시는 더 그렇다, 안 쓴지 정말이지 오래됐다. 뭘 어떻게 써야 할지 감이 안 오지만 존 키팅이 말했다. '가장 아름다운 시가 때론 간단한 주제에 관한 것일지도 모르니까.' 내가 지금 쓰고 싶은 건 간단한 주제는 아니다. 사랑에 관해 쓰려 한다. 주제 중에서 가장 무거운 주제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사랑이란, 그렇다. 밤이 더 깊어지기 전에 작품 한 편을 쓰고 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