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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초년생인 내게 말하고 싶다 본문

일상의 특별함을 찾아내다

사회초년생인 내게 말하고 싶다

ClarkKim 2019. 3. 31. 22:05

   꿈을 정하고 목표를 정해야 할 때가 왔을 때 나는 망설임 없이 선택했다. 소설가로 살겠노라고. 또 작가로 살겠다고. 소설을 써서 밥을 벌어먹고 살고 싶었다. 왜냐하면 나는 글을 쓰는 게 좋았고 내 글을 가지고 다른 사람들이 평을 하는 걸 보며 소소한 재미를 느끼곤 했다. 하지만 지금은 어떤가. 일에 치여 살고 있느라 글쓰기 같은 건 손도 못 대고 있다고 변명하고 있다. 사실 일 마치고 오면 매일 같이 블로그의 문을 열었다. 내가 쓴 글을 읽은 후 입 안에 머금고 음미하기도 했고 꼭꼭 씹기도 하고 몇 개는 뱉기도 했다. 그뿐이다. 머릿속에 입력한 건 끝내 인쇄하지 못했다. 3월의 마지막이 되어서야 이 글을 출력하는 중이다.

   그런 생각이 종종 드는 날들이다. 조금만 더 고집을 피워볼 걸, 주위 사람이 반대해도 내 몸이 너무 힘들어 견딜 수 없다 할 지라도 조금이라도 더, 내가 원하는 걸 도전해볼까 하고. 결국 나는 주변의 반대를 반대하지 못했다. 내가 원하는 건 글쓰는 일이지만 지금 하는 일은 글쓰는 일과는 전혀 다른 일이다. 창작과 조금이라도 비슷한 길을 걸어보려 했으나 여의치 않았다. 이렇게 후회가 남고 다른 일을 선택한 결정을 슬퍼할 줄 알았다면, 그때 조금이라도 더 떼를 쓸 걸 그랬다. 꿈의 발목을 붙잡으며 가지 말라고, 지금 아니면 안 된다고, 질질 끌려가는 한이 있더라도 잡아볼 걸. 점점 멀어지고 있다. 누군가 그랬다. 몸에서 멀어지면 마음에서도 멀어진다는 것. 비단 사랑에만 한정되어 있는 일이 아님을 이십대 후반의 나는 조금씩 알아가고 있다.

   이 글을 쓰는 와중에도 최대한 긍정적으로 생각하려 한다. 근거는 있다. 몸이 힘들어 쉬기에도 모자란 휴무의 시간을 반으로 쪼개 카페에 왔기 때문이다. 오로지 글을 쓰고 책을 읽기 위해 온 곳이다. 이렇듯 나는 글을 놓지 않으려 안간힘을 쓴다. 근데 문제는 이 마음가짐이 언제나 나를 위험하게 한다. 한 분야의 전문가가 되려면 이 정도의 노력으론 가당치도 않다. 모 작가는 낮엔 공장에서 일하고 밤에는 다른 작가들의 작품을 미친듯이 필사했다고 한다. 최소 그 정도의 노력도 하지 않으며 고작 에세이나 몇 편 쓴다고 언젠간 나도 타 작가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으리라는 생각 말이다.

   그럼에도 꿈을 꾸며 목표를 설정한 후 그 꿈을 가지고 있는 건 언제나 옳다. 가로등 하나도 없는 도로 위에 나앉더라도 나침반은 가지고 있음을 뜻한다. 하지만 나침반만 가지고 있다고 길이 턱하니 열리는 것은 아니다. 내가 길을 찾으려고 노력하지 않는다면 나침반을 가지고 있어도 무용지물이다. 마찬가지다. 내가 소설가가 되겠다는 꿈을 갖고 있어도 글을 쓰는 노력을 하지 않으면 나는 작가가 될 수 없다. 꿈과 목표 그리고 노력과 행운이 없다면 설령 무언가를 이룬다 하더라도 반쪽짜리이지 않을까.

   다시 시작이다. 항상 느끼지만 내게 있어 끝은 없는 것 같다. 끝이 보일라치면 다시 목표를 설정하기 때문이다.

   봄이 내게로 왔음을 깨닫고 있다. 춘풍을 타고 내 꿈에 조금 더 가까이 가보겠다. 나는 해내겠다.

 

2019.03.31

어느 카페에서, Clark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