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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larkKim - 감상문] 김봉진, 『책 잘 읽는 방법』

ClarkKim 2018. 7. 8. 19:17

   한동안 책 읽기를 멀리했다. 작가의 꿈을 가진 이후로 책을 손에서 놓은 적이 없었고, 안 읽어도 가지고 다녔고 책을 가지고 다니지 못할 때면 메모장을 가지고 다닐 정도로 나는 아이디어에 목말라 있었다. 그러나 최근 일련의 과정을 겪으면서 나는 책을 읽기가 싫어졌다. 아니, 두려워졌다. 현재의 나는 책 읽기를 즐기지 못하고 있으니까. 다른 건 몰라도 책 안의 글자들을 머릿속에 입력하면, 어떤 방식으로든 출력해야 한다고 굳게 믿었다. 그게 글을 쓰고 읽는 걸 방해했다. 이렇게 책과 멀어지는 게 싫었던 나는 무작정 도서관에 갔다. 도서관에 가서 쭉 뻗어 있는 책장 사이에 가만히 섰다. 무수히 많은 제목들을 훑어봤던 것 같다. 한 시간이 넘는 시간 동안 나는 책장 사이에 서서 책을 골랐다. 그렇게 고르게 된 책이 『책 잘 읽는 방법』이다.

   인상깊었던 대목은 목차를 통해 적겠다. 어이없는 책의 효과 세 가지, 중에서 난 마지막 세 번째가 눈에 띄었다. 책은 인테리어 효과가 있다. 친구들이나 선후배 집에 갔을 때 책장에 책을 많이 가지고 있던 사람이 있었던 반면 책이 단 한 권도 없는 사람도 있었다. 후자의 경우, 내가 느꼈던 감정은 삭막함이었다. 책을 안 가지고 있는 게 잘못은 아니었으나 따뜻함을 느끼지 못했다고 해야 하나. 책이 있으면 확실히 인테리어 효과도 있고 첫 번째의 구절처럼 있어보이기도 하다. 과시적 독서법, 소셜미디어에 책 자랑하기. 이게 두 번째로 꼽은 목차다. 그리고 내가 지금 하고 있는 것이기도 하고. 책을 읽은 것을 블로그에 올리는 행위는 두 가지의 좋은 점이 있다. 첫째, 내가 이 책을 읽었다는 것을 공개적으로 기록하는 것. 둘째는 기록함으로서 언젠가 다시 블로그를 찾았을 때 그 책을 다시 한 번 읽어볼 기회가 생긴다. 이 책에서도 서술되었듯, 한 번 읽어서는 책의 내용을 간파하기 어렵다. 여러 번 읽어도 이해하기 어려운 마당에 한 번 읽어서 뜻을 다 파악한다? 그건 굉장히 어려운 일이다. 읽은 책을 블로그 등 미디어에 올림으로 텀을 두고 오래오래 책을 바라볼 수 있다.

   상실의시대를 다시 읽은 이후 소설은 몇 편 읽었지만 책을 완독한 경우는 아주 오랜만이다. 그래서 성취감이 있고 뿌듯하다. 지금 소설 분석을 따로 하고 있지만 이런 식의 감상문을 자주 올릴 생각이다. 운동을 해서 몸의 근육을 키우듯, 책을 많이 읽어서 생각의 근육을 키우는 게 현재의 내가 해야 할 일이란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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