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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특별함을 찾아내다

2018년의 마지막 날

ClarkKim 2018. 12. 31. 18:09

  2018년엔 뭘 했지?

 

  매 해의 초는 뭘 할까 하는 계획을 세운다. 마찬가지로 매 해의 말은 뭘 했을까 하는 생각을 하곤 한다. 오늘도 그렇다. 일찍 일어나 지금까지 하루종일 곰곰이 생각해보는 중이다. 3월, 6월, 9월, 12월, 그리고 12월 31일 오늘, 나는 무엇을 하며 지냈을까. 일기를 종종 써왔으니 그걸 보면 내가 어떻게 지냈는지 대강 알 수 있으리라. 그러나 특별히 무언가를 해냈다는 결과물을 기억하기가 쉽지 않다. 도대체 나는 무엇을 하며 2018년을 보냈던 것일까.

  아침에 주차장 앞에 서서 그런 생각을 잠깐 했다. 수많은 어제가 지금의 나를 만드는 것이라고. 그 말인즉슨, 내가 오늘 제대로 살지 않으면 미래는 더이상 발전하지 않은 지금의 연속인 것이다. 하루를 잘 살아야 한다. 천 리 길 한 번에 갈 수 없다. 차를 타고 가더라도 바퀴가 수십만 번을 움직여야 목적지에 도달할 수 있다. 바퀴가 한 바퀴 굴러가는 것을 내 자신의 하루라고 생각하자. 설령 놀더라도 제대로 놀자. 또 안 하고 후회하는 것보다 차라리 하고 후회하는 게 낫다. 후회하지 않을 일을 만드는 게 제일 좋겠지만.

  아마 2019년 초에는 열심히 계획을 작성하고 있을 테고, 2019년 중에는 정신없이 삶을 살아내고 있을 것이고, 2019년 말에는 내가 뭘 했는가 생각해보고 있을지도 모른다. 2018년 12월 31일의 내가 그러고 있는 것처럼. 그때는 좌우를 잘 살피며 앞을 걸어가고 있어야만 한다. 방황을 끝내야 한다. 방황을 하더라도 길을 확실히 잘 찾고, 가로등을 잘 놓으면서 가고 있어야만 한다.

  2018년 사랑했다. 살면서 가장 많이 상처 받았던 해가 아니었다 싶을 정도로. 상처 받지 않은 것처럼 우리는 사랑해야 한다. 사랑한 만큼 굉장히 힘들기도 했다. 내 사랑은 거의 일방통행이니까. 31일에서 1일로 바뀌는 순간 언제 그랬냐는 듯 2018년을 잊을 것이다. 순간에 충실해야 한다. 벌써부터 2019년을 기대하지 말자. 아직까진 2018년이니까.

 

  잘 가라. 2018년. 많이 그리울 것 같다.

 

♬  < BGM : 김광석 - 그날들 > 을 들으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