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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비평글

[ClarkKim - 감상문] 주철환, 『인연이 모여 인생이 된다』

ClarkKim 2019. 4. 30. 11:49

  내가 먼저 좋은 친구가 되는 법. 이 책의 부제이다. 좋은 친구란 무엇일까. 어떻게 하면 좋은 친구가 될 수 있을까. 도서관에서 어떤 책을 볼지 고르던 중 눈에 띄어 집었다. 인연은 십년 주기로 조금씩 바뀐다는데, 이삼 년전부터 지금까지 그러한 과정을 겪고 있는 것 같아서 나한테 해답을 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도서 대출을 했다. 저자의 글이 내 가슴에 파고든 것들이 몇 개 있어서 적어볼까 한다.

 

  우선 저자는 영화와 음악 등을 가지고 자신의 다양한 경험을 글로 풀어나갔다. 또한 친절한 주환씨의 '나라면' 토크라는 항목을 만들어놓고, 익명의 사람이 저자에게 보낸 사연들을 추려 자신이라면 어떻게 했을지에 대한 답장을 적었다.

저자는 어떤 시를 인용해 적었다.

 

화살과 노래

 

나는 공중에 화살 하나를 쏘았

그것은 땅에 떨어졌고 나는 그 행방을 몰랐네

너무 빨라서 눈으로

그것을 쫓을 수 없었다네

 

나는 허공에 노래 하나 띠웠네

그것은 땅에 떨어졌고 나는 그 행방을 몰랐네

예민하지도 밝지도 못한 눈으로

노래의 간 곳을 쫓을 수 없었다네

 

오래 뒤에 한 참나무에서

나는 아직 꽂혀 있는 화살을 찾았고

노래는 처음부터 끝까지

한 친구의 가슴속에 살아 있는 걸 보았네

 

헨리 롱펠로의 <화살과 노래> 전문

 

  이 시를 읽자마자 감탄했다. 3연의 3, 4행 '노래는 처음부터/한 친구의 가슴속에 살아 있는 걸 보았네'라는 대목에서 소름이 돋았다. 내 어떤 행동이 누군가에게 오래도록 힘이 될 수도, 상처가 될 수도 있겠구나 생각하자, 친구들에게 말과 행동을 조심히 해야겠구나 생각하게 됐다.

 

  평소 나는 거의 모든 사람이 나를 좋아해주기 바라지 않는다. 이유는 많은 사람들이 나를 좋아한다면 그만큼 내가 할 수 있는 폭이 줄어들 거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아주 사소한 것부터 모든 사람들의 주목을 받고 있으니 당연히 자연스러움보다는 꾸민 행동이 나오지 않을까하는 우려에서다. 그래서 절반 정도는 나를 사랑하고 절반 정도는 나를 미워해도 좋다는 식이었다. 50대 50. 그런데 저자가 쓴―사실 따지고 보면 진짜 별 것 아니다―세상 사람 중 51명은 천사고 나머지 49명은 독사입니다, 란 글에 무릎을 탁 쳤다. 50명의 천사와 50명의 독사에서 51명의 천사와 49명의 독사라고 바꿔보면 한 명이라도 더 나를 응원해주고 힘을 복돋아준다면 팍팍한 세상 살기가 조금 더 나아지겠다하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여전히 나는 절반 정도의 사람들이 나를 응원해주길 바란다. 그렇지만 100명 중 50명보다는 51명이 천사이길 바란다.

 

  한번쯤 다시 읽고 싶은 책이다. 아참, 책 마지막에 저자의 이메일이 있는데 이렇게 적혀 있다. '저하고 친구가 되고 싶으세요? 그렇다면 망설이지 말고 (이메일주소)' 조만간 저자에게 메일을 보낼 생각이다.

 

2019. 04.25

Clark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