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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주하는 펜, 글을 적는 기타
저자 헨리 뢰디거, 마크 맥대니얼, 피터 브라운 도서명 어떻게 공부할 것인가 출판사 와이즈베리 출간년도 2014.12.05 이번 감상문은 메모하듯 적었다. 언젠가 한 번은 읽고 싶은 책이었다. 여태 알던 공부 방법도 바꾸고 싶었기에 이 책엔 어떤 내용이 날 기다리고 있을지 기대됐다. * 반복보다 중요한 건 시험 '인식된 인식이라는 것이 있다. 이것은 우리가 무언가를 알고 있음을 알 수 있다는 말이다. 인식된 비인식도 있다. 즉 무언가를 모른다는 사실을 알 수도 있다는 말이다. 하지만 인식되지 않은 비인식은 우리가 무언가를 모른다는 사실조차 모를 수 있다는 말이다.' 도널드 럼스펠드, 미국의 前국방장관 '무언가를 반복하기만 한다고 해서 기억에 각인하긴 힘들다.' -> 반복이 단기 기억에 도움을 줄지는 몰라..
한동안 책 읽기를 멀리했다. 작가의 꿈을 가진 이후로 책을 손에서 놓은 적이 없었고, 안 읽어도 가지고 다녔고 책을 가지고 다니지 못할 때면 메모장을 가지고 다닐 정도로 나는 아이디어에 목말라 있었다. 그러나 최근 일련의 과정을 겪으면서 나는 책을 읽기가 싫어졌다. 아니, 두려워졌다. 현재의 나는 책 읽기를 즐기지 못하고 있으니까. 다른 건 몰라도 책 안의 글자들을 머릿속에 입력하면, 어떤 방식으로든 출력해야 한다고 굳게 믿었다. 그게 글을 쓰고 읽는 걸 방해했다. 이렇게 책과 멀어지는 게 싫었던 나는 무작정 도서관에 갔다. 도서관에 가서 쭉 뻗어 있는 책장 사이에 가만히 섰다. 무수히 많은 제목들을 훑어봤던 것 같다. 한 시간이 넘는 시간 동안 나는 책장 사이에 서서 책을 골랐다. 그렇게 고르게 된 책..
상실의 시대는 읽다 보면 그것이 몇 페이지이든간에 나를 그 안으로 자석처럼 끌고 들어가버리곤 한다. 내가 천천히 읽고 싶어하든 그 반대든 전혀 상관없다는 태도로 일관한다. 그래서 마침내 책의 결말까지 순풍을 탄 배처럼 전속력으로 가게 만드는 것이다. 하루키의 필력은 나를 미치게 만든다! 하지만 사실 나는 상실의시대에 휩쓸려 결말까지 가고 싶지 않다. 책의 마지막 페이지를 덮으면 아니라고 해도 이야기는 끝이라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이런 류의 소설을 읽을 때면 몽환적 분위기가 좋아서 아주 천천히 책장을 넘긴다. 오래도록 함께 발 맞춰 걷고 싶다. 한 방향을 바라보고, 손을 맞잡은 연인처럼.
[ClarkKim - 소설 분석] 김경욱 소설가의 「승강기」분석문 1. 소설 정보 ㉠ 시점 : 전지적 작가 시점 ㉡ 작중 배경 : ‘공’이 사는 아파트와 회사 ㉢ 주제 : 역지사지를 통해 하는 자기반성 2. 줄거리 작중 인물 공은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온 힘을 다하는 인물이다. 공은 퇴근길에 봉투로 봉하지 않은 관리비 고지서를 보고 투덜댄다. 관리비 고지서를 훑어보던 중 205호, 엘리베이터가 서지 않은 층에 사는 자신이 엘리베이터 교체 비용을 내야 한다는 말에 즉각 관리사무소에 연락한다. 공은 관리소장에게 엘리베이터 교체에 관한 주민총회가 언제 열렸는지, 어떤 내용이 있었는지에 대한 내용을 듣기 위해 전화를 걸지만 만족할 만한 답변을 얻지 못한다. 그래서 공은 내용에 관련해 열다섯 집의 서명을 받아서 ..
우리는 어떨 때 인간적이다, 라는 말을 쓸까? 모 저자가 쓴 책에서는 이렇게 정의했다. 따뜻함. 약자에게 손 내미는 행동. 강자에게 약하고 약자한테 강한 사람 말고 약자에게 손을 내밀어 잡아줄 때 우리는 마음에 평화가 깃듦을 느낀다. 그러나 다른 동물들처럼 인간은 선한 모습 말고 악한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인간으로서 마땅히 지켜야 할 도덕적 일을 저버리는 행동 같은 거 말이다. 뉴스에 자주 나오듯 돈에 얽매여 타인에게 폭행을 가하거나 심하면 살인을 저지르기도 한다. 그런 모습을 볼 때도 우린 참 인간적이야, 하고 말할까? 그러므로 나는 인간적이라는 말이 마냥 따뜻함만 보여주는 단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고 같은 실수를 반복한다 하던가? 언젠가 나도 지금 한 말과 다르게 누군가의 따..
하염없이 내리는 눈꽃을 맞으며 나는 11번가를 걸었다. 이 세상에 사람은 나 혼자뿐이라 생각하며. 나를 스치며 지나가던 사람이 실수로 내 어깨를 치고 지나가도, 미안해요, 괜찮아요, 같은 말을 주고받지 않은 채 그저 나는 걸었다. 주황색 가로등이 나를 비췄다. 영화에서 나오는 연출, 그러니까 내가 가로등을 지나칠 때마다 하나씩 꺼지는 그런 모습은 아니었으나, 그저 내 앞길을 벌겋게 물들이는 것만으로 분위기가 살았다. 어디로 가고 있는가와 같은 근원적 질문은 뒤로 한 채 꿋꿋이 앞으로 나아갔다. 누군가 내게 헤어진 연인을 생각하나요, 하고 묻는다면 고개를 한 번 가로저었을 것이다. 왜냐하면 그것은 정답이기 때문이다. 왠지 헤어진 연인을 떠올리는 중이라고 답하면 정말로 우린 이별을 했다고 믿게 될 테니까. ..
아버지 김희식 백중 장날 하루 종일 쏘다니다 배가 고파 들어오면 아버지는 이미 집안을 한번 뒤집어 놓고 주무시고 계셨다 나는 차라리 저런 아버지는 없는 편이 낫다고 생각했다 기성회비 수업료 못 내 복도 양끝 작은형과 마주보며 청소하던 날 하얗게 피어나는 달무리 보며 보리개떡이나 실컷 먹고 싶었다 한길가 집들 중 새마을 사업 안 한 집 유일하게 우리뿐이라 동네 이장이 찾아와 아버지와 말다툼하고 가던 날 아버지는 그 날도 장터 모퉁이 골목집에서 동네가 떠나가라고 술 취해 소리 지르며 공화당 사람들과 싸우고 있었다 방 한 칸에 남은 여섯 식구 숨죽이며 울음 깨물고 골 패인 지붕엔 오랜만에 한줄기 비가 내리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아주 오랜만에 자상한 아버지 되어 수염 난 볼로 우리의 얼굴 부빌 때가 잦았다 ..
남극에서부터 불어올 만한 강한 추위가 어느덧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그래서일까. 전보다 더 많은 바람이 몰려와 내 가슴팍을 통과해서 지나간다. 그럴 때마다 나는 옷깃을 세게 여민다. 그에 따라 어깨도 더 움츠러드는 것 같다. 하루의 절반 동안 빛을 내던 태양이 힘을 잃고 떨어질 때쯤 나는 밖으로 나왔다. 커피를 사러 간다는 명목 하에 드라이브를 가기 위함이었다. 아니, 드라이브를 간다는 명목 하의 외출인지도 모른다. 눈인지 비인지 모를 것들이 차창 위로 덮여 있었다. 나는 하루 종일 잠을 자던 자동차의 목에 열쇠를 밀어 넣고 시계 방향으로 반 바퀴 돌리며 와이퍼를 켰다. 기지개를 켜듯 엔진에서 웅웅 소리 끝에 시동이 걸렸다. 나는 엑셀을 밟고 단지를 벗어났다. 주말이라 쉰다고 집에만 있다가 밖으로 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