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일상의 특별함을 찾아내다 (50)
연주하는 펜, 글을 적는 기타
언제부턴가 나는 쉽게 분노를 터뜨리는 사람이 되었다. 아주 작은 일부터 내가 느끼기에 큰 일까지, 나를 화나게 만드는 일로 가득했다. 요 몇 달을 바쁘게 지내면서 나를 돌아볼 시간이 없었을까? 어떻게 보면 이것도 핑계다. 나는 나를 알고 있다. 고백하자면, 작년에 컴퓨터를 산 이후로 하루에 2시간 내지 3시간은 게임을 즐기고 있다. 직장에서 돌아와 집에 들어오면 씻고 밥 먹은 후 바로 컴퓨터부터 켠다. 그리고 게임타임. 보통 10시 30분에서 11시 30분 사이에 잠드는 편이니 책을 읽거나 글을 쓸 시간은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 근데 오늘은 글을 쓰고 싶었다. 며칠 전까지는 글을 쓰고 싶다가도 퇴근하고 돌아오면 게임하기 바빴는데, 오늘은 기필코 글을 쓰리라 다짐했고, 지금 컴퓨터 앞에 앉아 이 글을 쓰..
한때는 이 블로그를 자주 왔다가곤 했다. 와서 제멋대로 글을 쓰기도 했다. 그때의 나는 어떻게 그렇게 많은 글을 쓸 수 있었던가. 지금의 나는 그때의 '나'가 신기할 따름이다. 글쓰는 일을 업으로 삼고자 했던 그때의 나는, 많이는 아니지만 일 년에 백 권 정도는 읽었다. 못해도 70권 정도. 글을 쓰기 시작할 때부터 계산하면 2008년, 그러니까 내가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대학교 졸업하던 2018년, 그리고 그로부터 1년 후 2019년까지. 약 11년을 책과 글쓰기에 미쳐 살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던 시절. 2019년부터 직장생활을 시작했는데 그때부터는 잘 읽지 않았다. 뭔가 모르게 나는 책을 잘 읽지 않았다. 이유가 정확히 뭐냐, 라고 물으면 말할 재간이 없다, 나로서는. 아무튼 책 속의 활자를 먹고..
0. 내가 다니던 대학은 익산에 있었다. 때때로 나는 익산에 갈 때면 고향의 느낌을 받곤 한다. 단지 내가 다니던 대학이 익산에 있어서 그렇게 느끼는 것은 아니다. 내가 소중히 생각하는 20대의 추억이 대부분 익산에서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대학시절부터 나는 카페를 자주 다녔다. 단골 카페는 몇 있었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기억에 남는 곳은 예의 이다. 나는 왜 아직도 쿤다방을 그리워하는가. 쿤다방만큼 세련되고 예쁜 카페는 많다. 그런데도 왜 나는 여전히 그곳을 그리워하고 있을까. 만약 내가 사는 곳과 그곳이 가까웠더라면 하루가 멀다하고 매일 갔을 것이다. 적어도 일주일에 네 번은 갔겠지. 대학시절에도 주 세 번 이상은 갔으니까. 이렇게 코로나가 극심한데도 네 번이나 갔을 거라고 말하는 건, 지금 미치도록 ..
-영화 : 주인공이 미친듯이 드럼을 칠 때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났던 영화 -영화 : 문맹인 여주인공과 당시 사람들이 처한 상황에, 만약 내가 저기 있었더라면 어떻게 했을까, 생각하자 걷잡을 수 없이 슬펐다. -영화 : 처음에는 코미디영화인 줄 알았다. 근데 남주인공이 데이트상대와 미나리김밥을 먹던 중 잃었던 기억을 되찾는 장면부터 결말까지 나는 눈물을 멈출 수가 없었다. 평소 영화나 드라마 같은 허구의 이야기에 잘 우는 편이 아닌데, 이 영화는 달랐다. 특히 남주인공이 집으로 돌아와 어머니에게 '엄마, 나도 같이 가면 안돼?'라고 묻는 장면에서 통곡하듯 울었다. 나를 사랑해주던 부모님이 세상을 떠날 때 그때 느끼는 감정을 무엇으로 바꿀 수 있을까. 영화 헬로우고스트 리뷰를 보다가 문득 메모하고 싶었다. ..
새로운 방은 내 동생이 거처하는 방이었다. 동생이 어제 새로운 집으로 이사를 하게 되면서 오늘 원래 있던 방에서 이 방으로 짐을 옮겼다. 아침식사를 마치자마자 아버지와 나는 바로 정리를 시작했다. 처음에는 이게 될까싶었다. 왜냐면 내 방에서 나온 짐들은 상상 이상으로 많았기 때문이다. 아버지는 내게 짐을 한꺼번에 옮기기보다는 차례대로 나눠서 옮길 것을 제안하셨고, 나는 그러자고 했다. 맨 처음 한 것은 침대를 옮기는 일이었다. 그렇게 어렵지는 않았다. 아버지와 함께 했다. 다음으로는 책상 위의 모든 것을 바닥에 내려놓았다. 처음에는 그렇게 하는 게 더 일을 복잡스럽게 만드는 건 아닌가 했다. 하지만 나중에 돌아봤을 때 그건 신의 한 수였다. 짐을 정리하면서 내 책상이 이렇게 더러웠구나, 라는 걸 몸소 느..
오랜만에 푹 잤다. 아침에 잠깐 일어난 것 말고는 아주 오래 잤다. 그래도 10시에는 일어났다. 피곤이 썩 가시지 않은 것 같아서 가볍게 시리얼을 먹고 다시 침대로 들어갔다. 따사로운 오후의 햇살이 커튼 사이를 비집고 들어올 때가 되어서야 나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블루투스스피커로 노래를 켜 흥얼거리면서 주방으로 갔다. 나는 노래를 들으면서 설거지를 할 때 종종 춤을 추는데, 오늘도 그랬다. 요즘 저스틴 비버의 , 마룬파이브의 , 레이디 가가의 같은 노랠 들으면서 노래에 딱 맞는 춤을 추려고 노력하고 있다. 특히 쉬는 날엔 더욱 그렇다. 오후에는 지저분한 머리카락을 정리했다. 역시 내게 빼놓을 수 없는 노래를 들으면서 헤어샵으로 갔다. 단골 헤어샵은 예약손님으로 바글거렸고, 나는 하는 수 없이 차를 돌렸다..
2020년도의 마지막, 12월 31일 2020년도에는 무엇을 했는지 생각해봐야겠다. 생각한 후 다시 글 적기.
Q. ClarkKim의 진짜 사랑은? R. 모든 일에 정답이 어디 있겠느냐마는, 내가 생각하기에 진짜 사랑은 언제 보아도 좋은 생각만 나는 것이라고 느낀다. 나이가 조금 있으므로 나도 사랑을 했던 사람들을 돌이켜 생각해보면 어느 누군가들―아니 거의 대부분은 좋은 기억보다도 나쁜 기억들까지 같이 생각이 들었다. 근데 그 사람은 오직 좋은 기억만 든다. 만약 다시 사랑할 기회가 있다면 선택할 것인가, 하는 선택지가 주어진다면 나는 망설임없이 다시 사랑하겠다, 고 말하리라. 퇴근하면서 차를 타고 돌아오면서 나도 모르게 그런 말을 중얼거렸다. '많이 좋아했구나, 내가. 많이 사랑했구나.' 그런 사랑이 진짜 사랑.